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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을 돌아보며

2024년을 회고하면서 나만의 회고방법을 만들어가기 위한 시도를 담았습니다.

24년을 돌아보며

들어가며

사실 작년까지만해도 “회고를 꼭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회고 좋아보이기는 하는데 왜 하는지, 나한테 왜 좋은거지? 라는 물음만 머리에 멤돌 뿐. 아마 회고의 의미를 단순히 경험의 나열로만 인식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올해 회고를 해야겠다 느낀 이유는 작년에 내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지나갔음에도 내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에서 배웠던 점들, 깨달았던 점들이 모아지지 않고 산발적으로 휘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짚을 수는 없지만 “무언가 공허하다“라는 감정이 계속 불편함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불편함을 해소하고 싶다는 욕구는 공허감을 채우고 싶다는 욕구로 바뀌는 시점에 회고를 작성해보고 싶었습니다.

꼭 회고는 이런 형식으로 해야해! 하는 것은 없었지만 주로 KPT 방식으로 간단한 회고를 하곤 했는데, 연말 회고는 한번 제 멋대로 형식을 만들어가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형식도 하나씩 나에게 맞는 걸로 만들어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24년 회고는 다음 순서로 해보려고 합니다. 내멋대로 이름 붙인 SRRP 방식입니다.(줄이니까 뭔가 있어보이는 것 같기도..)

  • Stories: 나에게 일어난 사건들
  • Realization: 거기서 깨달은 점들
  • Rules: 내가 세운 나만의 원칙
  • Process: 원칙을 지키기 위한 나만의 프로세스

이 회고 방식은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나의 관점에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깨달았는지 아하 포인트가 있었는지를 인지해봅니다. 그리고 깨달았던 점들로부터 나만의 의사결정 기준인 원칙을 세웁니다. 또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세스가 필요한지를 생각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원칙과 프로세스는 스태틱하게 고정된 것이 아닌, 앞으로 해가 지나면서 계속 다듬고 수정해보고 싶습니다. 반복하면서 수정하고 고치고, 발전시키고 그러다보면 나름 쓸만한 나만의 원칙과 프로세스가 남지 않을까요?


No.1

Stories::사건들

번아웃

아들레날린 가득한 채로 몸이 아픈지도 모르고 무언가를 마구 쫒다 쓰러졌었습니다. 나름 마음을 많이 쓰기도 했고 전전긍긍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다시 밀물처럼 몰려와 연초는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마치 더 이상 공간이 없어서 멈춰버린, 옴싹달싹 못하게 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 철조망이 가슴을 옥죄어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무언가 공허하게 나라는 존재가 무의미해진 것 같은 느낌이 떠나지 않았고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무감각했거든요.

잠시 쉼이 필요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사실 푹 쉬지는 못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느하나 집중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 기웃거렸거든요. 그제서야 내 삶의 기준에 내가 없었다는 것을 차츰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쉽지 않은 것 중 하나지만, 판단을 위한 기준점이 나에게 없을 경우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확신을 갖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가치판단의 기준이 외부에 있다보니까 내가 잘한 선택인지 끊임없이 비교를 해야만했습니다. 내가 만든 확신없는 기준선을 스스로 탓하면서 맞추려고 허둥댔습니다. 그 과정은 에너지 소모가 많이 드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것두요.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Realization::깨달음

Desktop View나의 강점 Top 5

🤔 나 자신을 아는 건 매우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다.

“나 자신을 안다”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몸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깨달은 한 해였습니다. 여기서의 나 자신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어떠한 성격을 가진 것 뿐만 아니라 내가 현재 어떠한 상태인지 내가 어떻게 외부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있는지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나 자신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나’라는 존재를 알기 위해서, 제 3자의 관점에서 관찰하는 연습부터 시작했습니다. 마치 게임에서 3인칭으로 캐릭터를 바라보듯 내가 어떤생각을 하는지, 어떤 상황 값이 주어지면 나는 이런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바라보는 것을요. 내가 이런 상황에서 이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하다보니 지금은 내가 어떤 성격을 가졌고,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감정 일기를 쓰면서 이전보다는 ‘나’라는 존재를 작년보다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Rules::원칙

💡 가치판단의 기준점을 나에게 찾는다.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들을 해야할 순간들이 많은데 그동안은 항상 외부의 기준들을 가져와서 이게 더 이득인지, 저게 더 이득인지 비교하면서 조금 덜 손해보는 것을 고르는 방식으로 선택해왔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니 시작부터 ‘나’의 기호는 배제된 채 시작하다보니 확신을 가질 수 없는게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왜’는 옅어지고 선택을 후회하는 생각으로 가득찼던 것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치판단의 기준점들을 나에게서 찾아보는 것을 원칙을 세웠습니다.

Process:: 원칙을 실행하기 위한 프로세스

🎯 가치판단의 이유가 ‘나의 중요 가치’와 연결되는지 묻기

나에게 맞는 기준점을 찾기 위해서 스스로 계속 질문해보기로 했습니다. 무언가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왔을때, ‘왜?’를 타고, 타고 들어갔을때, 더 이상 ‘왜?’에 대답하기 어려워지는 지점이 나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와 연결되는지를 파악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럴려면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키고 싶은 나의 가장 중요한 가치란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 다른 사람의 가치가 내 가치인양 자리잡는 것을 경계할 것

이를 위해선 첫째로, 내가 살아가면서 지키고 싶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일지, 목표는 무엇일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추구 가치가 내 것인지 아닌지 혼동되는 것은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치’라는 것을 자대고 자르듯이 명확하게 딱 나눌 수 없을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타인의 가치가 내 것과 동일한지 비교하려면 기준점이 있어야하니까요.

두번째로는 경계를 설정하는 것을 연습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정했다면 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경계를 그려보려고 합니다. 경계가 있다면 나에게 선택권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정거리의 경계 안에서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드려 변화시킬 수 있는 힘과 내 것이 아닌 부분은 과감하게 멀어질 수 있는 용기를 길러보고 싶습니다.

📋 Action item

  •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선정하기
  • 내가 추구해야하는 가치와 다른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리스트 업
  •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과 과감히 멀어져야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No.2

Stories::러닝 7km 달성과 드럼 공연

러닝 입문

한창 마음이 답답할때 친구의 도움으로 나가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첫 3km는 숨이 턱 끝까지 차서 뛰다 걷다 뛰다 걷다를 반복했습니다. 진짜 더 이상 뛰면 숨이 터질것만 같았고 금방이라도 풀석 주저앉을 것만 같아서 더 이상 뛸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안쉬고 3km를 뛰는게 가능하다고?, 절대 못해’ 이렇게 생각하고 터덜터덜 집에 돌아오는데 뭔가 개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이 힘든데 마음이 개운하다니. 이상한 느낌이었어요.

그 다음주에 또 신발을 신고 근처 하천으로 나왔습니다. 첫 러닝때 느꼈던 개운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여전히 똑같았어요. 진짜 숨이 턱 끝까지 차고 지금 당장이라도 멈추고 싶은데, 아직도 한참 남은 거리가 고통스럽더군요. ‘아직도 반 넘게 남았네 이걸 언제가냐, 아 여기까지만 할까’ 생각이 뛰면서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3km를 처음으로 쉬지않고 달렸을때, 전에 느꼈던 것보다 조금 더 커진 개운함과 뿌듯함이 같이 왔습니다.

또 하천에 신발 신고 나와서 몸 좀 풀고 뛰었습니다. 남은 거리를 생각하는게 너무 지루하고 괴로우니, 가다 멈춰도 좋으니까 그냥 ‘한 걸음씩만 가자. 한 발자국만 더 걷자’ 에만 집중해보는 걸로 바꿨습니다. 뭐. 급격하게 3km가 갑자기 쉬워지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전 고통스러웠어요. (러닝에 큰 재능이 없을지도) 그래도 지금 뛰는 거리에 집중하다보니 전보다는 더 빨리 3km에 도달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몇번 반복하다보니 슬슬 안뛰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재미있다!’보다는 ‘안뛰니 답답하다’에 더 가까웠습니다.

Desktop View첫 7km 달리기

이후에 커뮤니티에서 만난분들과 함께 한강도 같이 달리고, 동네 친구랑 천천히 페이스를 맞추면서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다보니 어느새 7km 를 안쉬고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 뛰고도 아직 더 뛰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러닝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뿌듯했습니다. 여전히 힘들긴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마지막 지점을 상상하며 괴롭기보다 뛴다는 행위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럼

재작년부터 드럼학원에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무언가 몰두할 수 있는 것으로 악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어렸을때 저는 음악 시간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어요. 악보를 볼 줄도 몰랐었고,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혼자 일어나서 연주를 해야했던 부끄러웠던 경험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악보를 안보는 악기를 찾아서 드럼을 선택했습니다. 근데 드럼도 악보를 보더라구요. 물론 음을 보진않지만 박자를 읽을 수 있어야 했어요.

정말 스틱을 든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어요. 되게 간단한 동작같은데 몸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더라구요. 제식할때 발과 손이 앞으로 같이 나가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내 몸이 내 몸이 아닌거 같은 기분…! 정말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었어요.

그럴때마다 계속 안되는 부분만 반복했습니다. 강사님도 그 실패지점에서 계속 반복을 시켜주셨어요. 그러다가 딱 한번씩 성공하는 지점이 오더라구요. 세상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어요. 사실 그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다음 반복을 준비했어야 했거든요. 그렇게 반복할때만큼은 전혀 다른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스네어와 킥은 쿵쿵대며 울려댔지만 크지만 그걸 연주하는 마음은 고요했어요. 오로지 다음 박자에 집중해야만 했거든요. 순간 ‘잘 안되는 부분에서 틀린다면?’, ‘여기 불안한데’라고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다시 원숭이가 됐습니다. 그렇게 한창 레슨을 마치고 나면 마치 운동한 듯이 뻐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박자 근육이라는게 있는 것 같습니다.

Desktop View에잇..미래의 나 부탁해

그러다 학원에 붙어있는 공연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학원 내에서 수강생들 대상으로 자체 공연을 한다는 포스터였어요. 처음에는 아무생각 없다가 한번 무대위에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 이후로 머리속을 멤돌더군요. 할까말까 20번 고민한 후에 원장님께 질러버렸습니다. 사실 지르고 괜한걸 한다그랬나 후회를 좀 많이 했습니다. 신청할때는 “그래! 언제 이런걸 해보겠어”라는 마음이었다가도.. 막상 질러놓고 나니 어린시절 시선이 집중되는 그런 공포증 같은게 다시 밀려와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사실 수강생들끼리하는 연주회 정도지만 저한테는 큰 무대서 공연하는 것 같은 부담감이 올라왔어요. 근데 결국에는 그냥 한번 깨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져서 바로 공연 곡을 골라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공연 당일. 시작 전 리허설 때 사실 연습했던만큼의 반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공연장의 세팅이 연습하던 세팅과 많이 다르기도 하고 인이어도 처음 껴보는 바람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무대 뒤에서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면서 차례를 기다려습니다. 저는 3번째 순서였어요. 그 당시를 회상하는 지금도 떨렸던 감정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앞의 두 차례 분들이 스틱을 놓치는 일이 발생했었거든요. 두려움은 배가 됐고, 차례가 되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Desktop View어떻게 지나가버린지 모를 첫 연주

막상 시작하고 정신을 차릴때쯤에는 어느덧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지났을때였어요. 이제 슬슬 주변 풍경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응원하러 오신 관객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했던 실수들의 생각나기 시작하면서 아쉬움이 스멀스멀 몰려왔어요. (휴 다행히 스틱을 날리진 않았어요) 곡이 끝나고 나서는 안도감과 후련감, 그리고 완주했다는 뿌듯함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 감정은 잊기 힘들 것 같아요. 무대에서 내려와서 든 생각은 … “다음에 또 해보고 싶다!” 였습니다.

Realization::깨달음

🤔 언젠가는 도착할 수 있다는 믿음

러닝을 하면서 배웠던 것은 인내심과 마음 가짐이었어요. 지금 호흡이 힘들고 멈추고 싶더라도 지금 내가 달리는 한 걸음에 집중하다 보면은 목표했던 종료지점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을 러닝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묵묵히 뛰다보면 절대 오지 않을 것 같던 목표지점이 그래도 온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어요. 남은 거리에 집중했던 처음에는 너무 뛰는게 힘들었는데, 뛸때의 호흡과 상쾌한 바람, 개운한 땀에 집중하려하다보니 과정이 즐거워졌던 것 같아요.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을 몸으로 느껴서 그런지 조금은 스스로에게 믿음도 생긴 것 같아요. 목표한 거리를 뛸 수 있고 그 과정은 즐거울 거라는 믿음.

아 그리고 또 배웠던 것은 나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남들이 달리는 속도로 달리다 보면 얼마 못가서 퍼져버리더라구요. 너무 빨리도 아닌, 너무 느리지도 않은 내가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속도를 찾는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야 목표했던 거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는 10km 마라톤을 신청했어요. 인생 첫 마라톤도 즐겁게 완주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 반복과 반복, 그리고 몰입

드럼을 배우면서는 반복하는 것과 몰입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가르쳐주시는 레슨 선생님은 제가 안되는 부분을 한 번이라도 될때까지 느리게 천천히 굉장히 많이 반복시켜 주셨어요. 실제로 한번에 넘어가지 않는 리듬들은 속도를 매우 낮춰서 반복하면서 속도를 올리라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결국에는 많이 반복하다보니까 오우 처음에는 이건 절대 못해라고 하는 것들도 10번에 한 두번정도 넘어가기 시작했어요.

“이게 되는구나”를 몸으로 그리고 눈으로 귀로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인상 깊었던 것 같았어요. 그동안의 저를 반성하는 계기도 됐구요. 과거의 저는 빠른 결과만을 원하는 경향이 컸던 것 같아요. 드럼의 리듬은 매우 짧아서 꽤 많이 반복연습을 함에도 될까말까인데, 과거의 제 모습은 겨우 두 세번하고 완벽한 리듬을 치고 싶다는 욕심으로 비추어졌어요. 그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러닝과 드럼 둘 다 그 순간에 몰입하지 못하면 즐길 수 없었어요. 러닝의 경우 달릴때의 호흡에 집중하지 않으면 괴로웠고, 드럼은 리듬 사이에 다른 생각을(틀리면 어떡하지) 할 경우 바로 리듬이 망가졌어요. 사실 즐긴다는 표현은 정말 게임을 하거나 웃긴 걸 봤을때의 즐거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요. 뭐랄까 러닝은 천천히 올라오는 벅차오름이라는 즐거움이었고, 빠른 템포의 드럼은 머리가 새하얘지는 즐거움이랄까요. 끝나고 나면 이 감정들이 다시 러닝과 드럼을 하게끔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어요.

Rules::원칙

💡 현재에 집중하기

두 활동들을 경험하면서 공통적인 것은 지금 바로 여기, 현재에 집중하는 것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당장 한 걸음에 집중하지 않고 남은 거리나, 시간만 바라보면서 달렸다면 남은 거리와 시간만큼 괴로웠을 것이고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박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틀릴것 같다는 생각에 집중했으면 어김없이 틀렸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에는 괴로움과 불안속에서 아무것도 남는게 없지 않았을까요?

이 원칙은 비단 러닝이나 드럼에만 적용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일이 되었던 공부가 되었던 인간관계가 되었던 가족이던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때는 그 일을 하고 있는 현재에 집중한다면 적어도 그거 하나는 온전하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나하나 얻어가는 것을 목표로 “현재에 집중하기”를 올해의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Process:: 원칙을 위한 프로세스

🎯 너무 많은 정보 차단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만 남기고 불필요한 정보들은 의식적으로 멀리해보기로 했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들은 현재에 집중할 수 없게 시선을 분산시키기 좋은 재료들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정보로부터 받아들이는 감정도 연쇄작용으로 현재로부터 멀어지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정보를 차단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필요한 정보만을 남기는게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아직 정확한 저만의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최근에는 오늘 하지말아야할 목록들을 정리해두고 목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들일 경우 억지로라도 무시하는 것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을 찾는다면 이 글에 업데이트 해둘게요. 아. 하나 더 불필요한 정보를 흘려보내는 법을 터득한 것 같아요. 요새는 명상을 통해서 흩어져 있는 수 많은 정보들에 대한 생각들을 흘려보내고 현재 내가 집중하고 것으로 주의를 돌리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생각을 안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을 포인트로 진행합니다.

🎯 매우 작은 단위로 쪼개기,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너무 크고 어려운 것들은 적합하지 않더라구요. 마치 지금 저에게 풀 마라톤을 뛰고 위플래시를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라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단위로 쪼개야해요. 1km부터, 제일 기본인 8비트부터 매우 천천히 그리고 점차 복잡하게, 빠르게. 이것을 반복하는 것이 현재를 집중해내는 어쩌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무슨 특별한 비밀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못찾은 것 같습니다.

📋 Action item

  •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정보 차단하기
  • 집중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나누기. 매우 쉬운 단계에서 천천히 높여가기

No.3

Stories::사건들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 참여 - 글또

글쓰는 개발자들의 커뮤니티인 글또에 9기에 이어 10기도 참여했습니다. 2주에 기술 글을 한편씩 작성하고 서로 공유하고 발전하는 커뮤니티입니다. 10기는 약 600여분의 개발자분들이 활동하고 계셔요. 글또는 10기를 끝으로 일단 마무리가 되어서 꼭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글또에 처음 참여했을때, 글을 쓴다는 것은 마치 굉장히 대단한 무언가의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고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커뮤니티였어요. 또 저는 이전까지 개발자들과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들어가본적이 없었는데 덕분에 너무 좋은 분들과 또 배울 수 있는 멋진분들을 만나 수 있었어요. 이러한 좋은 경험 덕분에 10기도 꼭 하고 싶었고 현재 10기에서 글을 쓰면서 활동해보고 있어요.

소모임 운영

9기에 처음 글또에 참여해서 글을 쓸 때는 글을 쓴다는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었어요. 누가 내 글을 봤을때 너무 이상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절대 실수하면 안될텐데. 그러다보니 점점 걱정만 하다가 글을 몰아서 쓰게 되더라구요. 결국에 제출 당일 날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몇시간을 투자해서 제출하고를 반복하다보니 너무 지치고 힘들고 글쓰기 == 힘든 것이라는 감정이 자리를 잡았던 것 같습니다.

Desktop View쓸모또 진행

그러다가 어느새 “아 벌써 제출이네, 또 글써야되네” 하는 제 모습을 보고 조금 현타(?)가 오더라구요. 글을 쓰려고 글또에 와놓고. 이런 마음으로는 얼마 못가겠더라구요. 정말 9기가 끝나자마자 귀신같이 글쓰기를 놓아버린 모습을 보고 지속가능한 글쓰기 습관을 갖고 싶었어요. 글쓰는게 기다려지고 즐거우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글또 10기가 시작하게 되면서 쓸모또라는 소모임을 만들고 운영해보게 되었습니다. 쓸모또는 “쓸만한 10분 모각글”이라는 모임이름의 줄임말이에요.

최종적인 쓸모또의 목적은 지속가능한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었어요. 진행방식은 매일 10분만이라도 작게 나누어서 글을 작성해보는 것.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글쓰기는 즐겁고 설레고 편안한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 혼자서는 어려울 것 같아서 이런 분위기의 소모임을 함께 해줄 분들을 글또 알리고 찾았어요! 서로 응원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고 글을 쓰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경험을 참여원들에게 경험시켜드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7분께서 공감해주시고 참여해주시는 것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채널에 70여분과 매주 약 39분과 함께 글쓰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간혹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글도 쓰고 안부도 묻고 따뜻한 공간이 생긴 것 같아서 보람찼어요.

사실 내가 소모임을 운영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도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취지에 공감해주시고 따뜻한 분위기도 만들어주셔서 함께 잘 운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임을 운영하면서 저도 가끔 힘이 들긴하지만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과 덕분에 글쓰기가 즐거워졌다는 말을 해주실때 너무 큰 힘과 뿌듯함을 느꼈어요. 덕분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활동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Desktop View감사합니다 🙇‍♂️

큐레이션 선정

글또에서는 작성된 글 중 도움이 될만한 글을 큐레이션 팀(운영진)에서 따로 선정해서 매일 소개해주시는데요. 감사하게도 제가 작성했던 글이 큐레이션에 2회나 선정되었습니다. 총 2회 차 , 4회 차에 큐레이션에 선정되었습니다. 🙇‍♂️

Desktop View글또 큐레이션 선정

사실 선정되고나서 많이 얼떨떨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기도 했고, 내 글이 선정되어도 되는건가 의아하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어요. 사실 큐레이션 선정을 바라고 쓴 것은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작성해보려고 노력해본 것을 알아주셨는지 선정해주셔서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게다가 쓸모또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글쓰기가 이전보다 많이 덜 부담스러워졌고 즐겁고 매일매일 작은 성취를 느낄 수 있어 만족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정된 큐레이션이라 더 의미있고 뿌듯했던 것 같아요.

Realization::깨달음

🤔 작은 성취를 함께하기

매일 최소 10분씩 글쓰기 시작해서 40분 정도를 꾸준히 같이 글을 써보는 경험을 했어요. 신기하게도 저는 덕분에 글을 쓰는 행위 자체의 부담감은 많이 낮아진 것 같았어요. 참여하시는 분들 덕분에 더 자극받아서 열심히 할 때도 있고 다른 분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습관을 만들어온것 같았습니다. 혼자보다 어렷이 함께 모여서 이런 변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기도 했어요. 매 주기가 종료될때마다 설문을 받는데 실제로 많은 분들이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고 미리 글감을 그려보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답을 받을때마다 참 신기한 것 같더라구요. 만약 저 혼자했다면 이런 변화들을 느껴볼 수 없었을테고, 저도 곧 얼마안가 글쓰기를 그만했을 것 같은 상상을 했습니다.

🤔 쓸모없는 것은 없다.

작년에는 지금 당장 나에게 보이지 않는 작은 성취들을 그렇게 중요하게 보지 않았던것 같아요. 그냥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게 대체 무슨의미가 있지라고 까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글쓰기, 소모임 운영, 큐레이션에 선정되는 경험들을 하고 나니 어쩌면 그 굉장히 지금 당장 나에게 도움되지 않을 것 같던 활동들이 모이고 모여서 결과를 만드는 것 같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아무리 작은 행위나 성취라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이거 해봤자 쓸모 없어”라는 말을 내뱉거나 생각을 할 때는 항상 ‘미래의 일어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없앨 수도 있는 행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꼭 함부로 쓸모없다고 치부해버리지 않기로 했어요.

Rules::원칙

💡 작은 성취를 많이 하기

결국에 중요한 것은 작은 성취를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성취없이 큰 성취가 있을 수는 없다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올해는 “작은 성취를 많이 하기”를 세번째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작은 성취를 반복하면서 그 속에서 미처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작게나마 체험해봐서인 것 같아요.

Process:: 원칙을 위한 프로세스

🎯 작게 시작하고 진심으로 기뻐하기

앞에 2번 프로세스와도 비슷하지만, 작은 성취를 많이하려면 작은 성취를 많이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많은 것을 하려하지 않고 작은 것부터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은 성취를 마치 큰 성취를 이룬 것처럼 진심을 다해 내가 이룬 작은 성취를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작은 성취를 많이 한다고해서 내가 정작 이를 쓸모없다고 여기면 그 의미가 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처음에는 이게 어려울지라도 성취해냈다는 그 순수한 즐거움을 느껴보는게 이를 지속적으로 많은 성취를 하게끔하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올해는 작은 성취에도 진심을 다해서 기뻐해보기로 노력해볼려구요.

📋 Action item

  •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성취부터 시작해보기
  • 마치 엄청난 성취를 이룬 것처럼 진심을 다해 기뻐해보기

마무리하며

24년에 얻은 원칙과 프로세스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네요.

  • 💡 가치 판단의 기준점을 나에게 찾기

    • 🎯 가치 판단의 이유가 ‘나의 중요 가치’와 연결되는지 묻기
    • 🎯 다른 사람의 가치가 내 가치인양 자리잡는 것을 경계하기
  • 💡 현재에 집중하기

    • 🎯 너무 많은 (불필요한) 정보 차단하기
    • 🎯 매우 작은 단위로 쪼개고,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
  • 💡 작은 성취를 많이 하기

    • 🎯 작게 시작하고 진심으로 기뻐하기

24년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되돌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작성하는데까지 꽤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그래도 올해를 한번 돌아보니 경험하고 배웠던 내용들을 눈으로 가시화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기회였습니다. 25년에 겪게될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위의 원칙들로 방향성을 제시해보고 프로세스로 대처해보려 할 것 같아요. 잘 안맞는게 있으면 25년 회고때 업데이트 해보려고 해요. 올 연말에는 수정할 부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미처 더 추가하지 못한 내용들도 있는데 이 내용들은 차차 시간날때 추가해보도록 해볼게요. 25년도를 마무리할 때는 어떤 점들이 바뀌었는지 한번 비교해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회고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올해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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